중국을 방문중인 김대중 전 대통령은 2일 6자 회담이 북핵 해결 이후에도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를 위해 존속돼야 한다면서 6자회담 틀의 상설화를 촉구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베이징 칭화대에서 행한 ‘한반도 평화와 한·중 협력’이라는 제목의 연설에서 6자 회담은 성공해야 한다고 말하고 “6자협력 체제는 구한말 강대국 파워 게임에 희생돼 국권을 상실했던 한반도의 안정과 생존, 그리고 동아시아 지역의 안정과 번영을 위한 절대적인 요구”라고 역설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어 “중국이 21세기 중반까지 세계 최대의 경제력을 갖게 될 것으로 전문가들이 전망하고 있으며 이는 미래의 주인공인 중국 대학생들이 이룩해야 할 과제”라면서 “그러나 중국은 패권주의를 추구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김 전 대통령은 또 “21세기는 민족주의나 제국주의 시대가 아닌 지구촌 시대”라면서 “조만간 경제 초강대국 반열에 들어설 중국의 미래 주인공인 여러분은 세계의 균형잡힌 번영 속에서 전 인류가 큰 희망을 안고 살아갈 수 있도록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할 사명이 있다”고 역설했다.
김 전 대통령은 “한국은 중국과 비교할 때 작은 나라인데다 남북으로 분단돼 있지만 경제적으로 작은 나라가 아니다”고 강조하고 “한·중 양국 젊은이들이 조상대대의 우호관계를 유지하면서 평화로운 한반도와 정의로운 세계의 실현을 위해 협력하는 꿈을 안고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그는 2000년 6·15 남북 정상회담 이후 남북 관계가 여러 면에서 개선됐다고 밝히고 중국의 적극적인 협력과 격려가 큰 도움이 됐다고 높이 평가했다.
그는 북한의 핵 개발은 반드시 포기돼야 하고 북한도 핵을 포기할 용의가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6자 회담 참가국들은 북한의 안전과 국제사회 진출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장쩌민 중국 중앙군사위원회 주석과 회담을 갖고 한반도 정세와 한?중관계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으며 3일 귀국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