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명·지명, 원음 표기가 합리적이다.
관리자
우리 외래어 표기법은 원음(原音)주의를 근간으로 한다. 같은 한자 문화권의 일본어, 중국어 표기에 예외를 두지 않았다. 간결성, 체계성, 통일성이 관통하는 원리이기 때문이다. 중국 관련 뉴스가 늘다보니 일부 기관·단체명, 상호 등의 표기가 생경하고 조악할 수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어문 규범을 손대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일이다. 중국 인명과 지명의 한국음(韓國音)화는 더 큰 부작용을 낳는다.


첫째, 난삽한 한자의 범람 문제다. 중국인 이름을 우리 식으로 발음하려면 그 한자를 독음(讀音)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대다수 국민에게 한자 읽기는 여전히 큰 부담이다. 더구나 중국 인명에 등장하는 한자는 그 범위와 종류가 상상 이상이다. 난삽한 한자들이 우리 눈을 어지럽힐 것이 틀림없다. 그 혼란에 비하면 중국 인명을 소리 나는 대로 중국음에 따라 적는 것이 더 낫다. 지명도 그렇다. 광둥성의 '광저우(廣州)'를 '광주'라 하면 경기도 '광주(廣州)'의 모습은 뜨악해진다. 이 땅의 수많은 주(州), 산(山), 천(川)으로 끝나는 지명은 뭔지 모를 당혹감과 열패감에 사로잡힐 개연성이 농후하다.



둘째, 글로벌화에 어긋난다. 동양권의 인연을 볼모로 세계화를 멀리 하는 것은 어리석다. 다수가 '후진타오' '원자바오' '시진핑' 하는데 우리만 '호금도' '온가보' '습근평' 하란 말인가? 중국 인명·지명의 한국음화는 하나를 얻고 열을 잃는 결과다. 한자를 따로 익혀 그들의 이름과 땅을 우리 식으로 읽으면 끝나나? 그것이 통용되는 글로벌 표준, 곧 그들의 본이름을 따로 또 기억하는 수고를 더해야 하는 것이다. 참고로 중국과 가장 친한 북한도 2011년부터 기존 방침을 버리고 중국음을 따르고 있다.



셋째, 일본어와 형평성 문제다. 한자를 공유하면서 중국과 일본을 차별하는 것은 우습다. '노다 요시히코'면 그만일 사람을 '야전가언(野田佳彦)'으로 편히(?) 발음하는 순간, 우리는 그 이름의 뜻과 어쩔 수 없이 접하고 그와 가까워지는(?) 것이다. 지명은 더 지독하다. 찰황(札幌), 충승(沖繩), 횡빈(橫濱)은 과연 어디를 말하는가? '삿포로' '오키나와' '요코하마'면 족하다. 우리는 일본어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일본 인명과 지명을 우리 표기대로 발음하는 것이다. 의견이 부딪치면 무엇이 시대정신이고 미래 지향적인가를 우선 따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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