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온라인 쇼핑몰 사업을 하겠다는 중소기업 사장 가운데는 온라인 쇼핑을 통해 상품을 한번도 사본 적이 없는 분들도 있습니다. 중국에서 성공하려면 중국 시장의 특성과 중국인들의 기호 및 문화 등을 상세히 연구해야 합니다.”(송종선 에이컴메이트 부사장)
“중국에서 ‘김 자반’이 불티나게 팔립니다. 중국인은 짭짤하고 고소한 한국산 김을 반찬으로서가 아니라 일종의 스낵으로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한국인이 생각하는 것과 완전히 다른 중국 사람의 입맛이나 기호를 제대로 아는 것이 중국 비즈니스의 성공의 지름길입니다.”(박용만 롯데마트 상하이현지법인 부사장)
한국 기업이 중국에서 성공하려면 한국에서의 성공 스토리와 한국인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중국인의 시각에서 중국인 기호에 맞는 ‘중국용 상품’을 만드는 게 중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박용만 롯데마트 상하이현지법인 부사장은 25일 오후, 주상하이(上海) 한국문화에서 열린 ‘경착륙? 연착륙? 중국 경제 돌파구는 없나?’는 세미나에서 “중국에서 잘 팔리는 한국 소비상품은 김 유자차 막걸리 정도”라며 “한류(韓流)와 관련된 상품이 잘 팔릴 것이라는 생각은 쓰촨(四川)성 우한(武漢)시 창사(長沙)시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착각”이라고 지적했다.
박 부사장은 “초코파이가 성공한 것은 중국인이 좋아하는 빨간색을 썼기 때문이라든지, 한류(韓流) 열풍이 강해 화장품이나 의류 등 관련 상품이 잘 팔릴 것이라고 하는 생각은 한국 사람만 갖고 있는 중국에서는 맞지 않는 ‘불편한 진실’”이라며 “한국의 24cm 크기의 프라이팬을 중국에서 팔겠다고 하는 중소기업 사장이 있는데, 중국 사람은 24cm 프라이팬을 사용할 줄도 모르는데다 가격도 중국산보다 5배나 비싸다는 현실을 너무 모르기 때문에 일어나는 코메디”라고 꼬집었다.
송종선 에이컴메이트 부사장도 “중국의 온라인 쇼핑 시장이 올해 200조원에 이르고 연간 성장률이 50%를 넘기 때문에 한국 기업이 진출하면 성공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중국의 온라인 쇼핑과 관련된 정보를 너무 모른 채 진출하려는 기업이 많은데 중국 온라인 쇼핑 시장 점유율이 80%인 타오바오(淘寶)에서 연간 3600원의 회비만 내고 관련정보를 철저히 연구한 뒤 진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 부사장은 “중국 네티즌 가운데 온라인 쇼핑을 하고 있는 사람이 1억8700만명에 달하고 있는데다 중국 네티즌들이 한국 스타와 비슷하게 꾸미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의류와 신발, 액세서리 및 화장품 등은 온라인 쇼핑에서 성공확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에이콤메이트는 2007년 7월, 중국 상하이에서 창업한 뒤 지난해 상품 거래액이 400억원이었으며 올해는 50% 성장할 것”이라며 “중국의 네티즌 가운데 온라인 쇼핑을 하는 사람이 지난해 41.6%일 정도로 온라인 쇼핑이 급성장하고 있어 한국 업체들도 성공 기회가 크다”고 밝혔다.
오성곤 오성무역 사장은 “중국 로컬 자동차 생산업체가 자동차에 필요한 유리 8개(양옆 문 4개와 앞과 뒤 및 백미러 2개 등)의 납품가격을 150위안(2만7000원)에 맞추도록 요구할 정도로 저가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한국의 자동차 부품업체들은 현대차와 기아차는 물론 GM과 폭스바겐 등에 납품할 정도로 품질 경쟁력이 있어 중국 로컬 업체에 납품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오 사장은 그러나 “지리자동차가 스웨덴의 볼보를 인수하고 비야디는 전기자동차 상용화에 사활을 거는 등 품질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만도는 브레이크 부문에서, 한라공조는 지리자동차와 에어콘 관련 협력을 추진하는 등 중국 업체와의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박 부사장은 중국 시장 성공적 공략을 위해선 △산업이나 사업군이 아닌 단일 상품을 갖고 구체적으로 접근하고 △한국에서 잘 팔리는 상품이 아니라 중국에서 잘 팔릴 ‘중국용 상품’을 만들어 공략하며 △중국의 현재 1인당 국민소득이 1990년대 중반의 한국과 비슷한 수준인 것을 감안해 1995~1997년에 한국에서 잘 팔렸던 상품이 무엇이었던지 고민해보고 △인구 100만명이 넘는 2,3,4급 도시의 핵심 상권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전략을 취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